일본과 한국 법원에서의 변호사 비용 취급의 차이

일본 법원도 우리나라 법원과 마찬가지로 판결을 내릴 때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 정한다. 즉, 원고가 전부 승소한 경우에는 ‘소송비용은 전부 피고가 부담한다’는 식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소송비용’에 변호사 비용도 포함되는가에 있어서는 양국에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법원은 포함시키지만(물론 실제로 지급한 변호사 보수 전액이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 법원은 원칙적으로 포함시키지 않는다.

일본이 소송비용에 변호사 비용을 포함시키지 않는 이유, 다시 말하면 소송에서 전부 승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의 빌미를 제공한 패소 당사자에게 적어도 합리적인 수준의 변호사 비용조차 부담시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아마도 정책적인 고려가 있었던 듯 싶은데, 인터넷상의 설명을 보면 ‘패소한 당사자라도 그 주장 내용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이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패소자에게 변호사비용까지 부담시키면 재판을 구할 권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정도의 설명이 많은 것 같다.

어찌되었든 일본의 경우 ‘원칙적’으로 변호사비용은 소송비용에 포함되지 않는데, 그렇다면 ‘예외적’으로 포함되는 경우는 어느 경우인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이 그 경우에 해당한다.

일본 법원은 불법행위 사건에서 피해자측의 변호사 선임 비용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로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소송비용으로 인정되어 변호사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손해이기 때문에 회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필자 입장에서는 불법행위 사건과 이를테면 채무불이행 사건을 구태여 구별할 실익이 어디에 있는지 의문이 있기는 하나 이것은 일본 법원의 확고한 입장이다.

최근에는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이것은 성질상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사건에 해당한다), 주식회사 이사의 선관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도 패소자에게 변호사 비용을 부담시킬 수 있다는 판례가 나왔다고 한다.

이 경우 패소자가 지급하여야 하는 변호사 비용은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이 결정하고, 전체 손해액의 10% 정도에서 인정되는 것이 일본 법원의 실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손해액이 클 경우 우리나라 법원이 인정하는 변호사 비용 액수보다 더 높은 금액이 변호사 비용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필자가 관여했던 사건에서도 일본 법원이 인정한 변호사 비용 액수가 높아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더욱 특이한 점은 위와 같은 변호사 비용은 소송 당사자가 실제로 지출하였거나 지출하기로 한 금액을 한도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당사자가 실제로 지출한 변호사 비용은 100만 엔이라 하더라도 법원은 그 이상의 액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조금 다른 얘기인데, 만약에 일본 기업이 한국에서 한국 기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여기에서 피고인 한국 기업이 전부 승소한 경우, 한국 법원은 판결문에 ‘소송비용은 일본기업이 전부 부담한다’고 정하게 될 터인데, 이 경우 한국 기업은 한국 법원으로부터 받은 소송비용확정결정문으로 일본에서 일본 기업을 상대로 변호사 비용 회수를 위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가? 이는 이른바 외국 재판의 일본 내 승인 및 집행의 문제인데, 가능하다는 것이 일본 판례이다(나고야지방재판소의 1987년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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