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을 달리하는 부부의 입양 허가 신청에 대한 준거법 문제를 다룬 동경가정재판소의 판결

국제결혼을 한 부부가 입양을 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법, 즉 준거법의 결정에 관한 일본 법원의 흥미로운 판결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안은, 일본에 거주하는 부부(남편은 뉴질랜드와 D국가의 이중국적, 아내는 일본 국적)가, 아내가 H국적의 외국인 남성과의 사이에 출산한 자녀(일본 국적 및 H국적)에 대한 일반입양을 신청한 케이스이다.

이와 같은 경우 당사자가 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법원으로서는 당연히 자국법을 적용할 수는 없고 자국이 정하고 있는 룰에 따라 어느 나라 법에 준거하여 판단할 것인지를 정하게 된다. 그 룰이란 우리나라 법원의 경우는 국제사법이고, 일본 법원의 경우는 법의 적용에 관한 통칙법(の適用に関する通則法)이다.

두 법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국제사법은 “입양 및 파양은 입양 당시 양친의 본국법에 의한다”고 하고 있고(국제사법 제43조. 2022. 7. 5. 시행되는 개정 국제사법의 내용도 동일하다), 법의 적용에 관한 통칙법 역시 기본적으로 양친의 본국법에 의하되 양자의 본국법이 요구하는 동의 등의 요건이 있으면 이 또한 충족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제31조 제1항). 따라서 사안의 경우 일본 법원으로서는 양부인 남편의 본국법과 양모인 아내의 본국법의 내용에 따라 입양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동경가정재판소도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남편의 본국법인 뉴질랜드법과 아내의 본국법인 일본법을 모두 적용하였다(東京家庭裁判所審判/令和元年(家)第8698号). (다만, 일본 통칙법도 우리나라의 국제사법과 마찬가지로 반정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뉴질랜드의 준거법 지정에 관한 룰이 일본법을 준거법으로 지정하고 있다면 일본법이 준거법이 될 것이나, 이 부분에 대한 판단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남편이 뉴질랜드와 D국의 이중국적자임에도 불구하고 뉴질랜드국의 법을 적용한 이유는 뉴질랜드가 남편과 보다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제사법도 비슷한 내용을 두고 있다.

뉴질랜드법와 일본법을 동시에 적용할 때 생기는 문제는, 일본법과 달리 뉴질랜드법(Adoption Act 1955)은 친생부모와 양자 사이의 친족관계가 단절되지 않는 일반입양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사안의 경우 부부는 뉴질랜드법에서는 인정되지 않고 일본법에서만 인정되는 입양(즉, 비단절형인 일반입양)을 신청한 것이다. 이 경우 일본 법원은 뉴질랜드법이 허용하지 않는 입양을 허가할 수 있는가? 동경가정재판소는 가능하다고 보았다. 일본의 실무는 배우자 일방의 본국법상 단절형 입양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타방 배우자의 본국법상 비단절형 입양이 인정될 때에는 당해 부부는 비단절형 입양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타당한 입장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 법원이 비단절형인 일반입양을 허가하는 경우 이것이 뉴질랜드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처리될지 궁금해지기는 한다)

동경가정재판소의 결정문에는 뉴질랜드 입양법의 내용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일본 법원이 외국법이 정한 입양요건을 비교적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뉴질랜드법은 사회복지사가 작성한 보고서(home study)의 제출을 요건으로 정하고 있는데, 동경가정재판소는 해당 규정은 단순한 절차규정에 불과하므로 준거법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다, 즉 보고서 제출은 필요 없다고 보았다. (한편, 뉴질랜드법은 6개월 이상의 시험양육 또한 요구하고 있는데, 일본의 실무는 이 또한 절차규정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또한 뉴질랜드법에 따른 ‘친생부모의 동의’ 요건은 원칙적으로 모의 동의를 의미하고 부의 동의는 법원이 특히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요구되는데, 동경가정재판소는 본건은 비단절형 입양에 해당하므로 부의 동의는 필요 없다고 판단하였다.

본 사안은 국적을 달리하는 부부가 입양을 하는 경우 발생하는 준거법의 문제 양상과 일본 법원의 처리 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실무에도 참고가 될 만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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